AI로 만들었는데, 왜 아무도 안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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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들었는데, 왜 아무도 안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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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들기가 싸졌다지만 ‘주말에 뚝딱’은 데모일 뿐이에요. 진짜 일은 범위를 작게 자르는 것, 그리고 만든 걸 누가 보게 하는 거고요. 그 두 벽을 현실적으로 풀어볼게요. 3부작 중 2편이에요.
1편에서 AI 덕에 만들기가 쉬워졌고, 이게 직선이 아니라 만들고·내보내고·고치길 반복하는 루프라고 했어요. 이번 편은 그 루프를 실제로 한 바퀴 돌려보는 편이에요. 그리고 막상 돌려보면 옛날 책 공식이 떠올라요. “일단 작게 만들어서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보자.” 맞는 말 같죠. 근데 지금은 이게 절반만 맞아요.
솔직히 짚고 갈게요. 그 공식은 만드는 게 어렵던 시절 거예요. 만드는 데 몇 달 걸리니까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신호였고, 내놓을 곳도 덜 붐벼서 올리면 누가 보긴 했거든요. 지금은 둘 다 깨졌어요. 만들기는 싸졌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만든 걸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다들 만드니까요.
그래서 이번 편은 ‘만들면 된다’는 환상을 두 군데서 깰 거예요. 하나는 만드는 것 자체예요. 생각보다 안 끝나는데, 코딩이 아니라 범위 문제예요. 다른 하나는 만든 다음이고요. 아무도 안 봐요. 이게 더 큰 벽이에요. 순서대로 가볼게요.
뭘 만들지부터
제일 흔한 실수가 대박 아이디어부터 찾는 거예요. 근데 “영어 공부 앱 만들고 싶어” 이건 아직 아이디어가 아니라 ‘만들고 싶은 것’에 가까워요. 만들기 전에 이걸 한 덩어리로 바꿔야 해요.
- 쓸 사람: 출근길에 영어 공부하려는 직장인
- 문제: 매일 공부할 문장 고르는 게 귀찮아서 자꾸 미뤄
- 가설: 매일 아침 1문장이랑 짧은 해설만 보여주면, 일주일은 다시 들어와 볼 것 같아
범위를 좁게 잡자
여기서 좁게 잡는 게 왜 중요하냐면, 만들기 편해서만이 아니에요. 넓게 잡으면 그 사람들이 어디 모여 있는지가 안 보이거든요. ‘영어 공부하는 사람’은 막연하지만, ‘토익 950 뚫으려는 취준생’이면 어느 카페·오픈채팅에 모여 있는지 보여요. 좁혀야 만들기도 쉽고, 무엇보다 나중에 닿을 수가 있어요. 닿을 데가 없는 아이디어는 아무리 좋아도 묻혀요. 머릿속에서 안 풀리면 AI한테 “이 아이디어를 쓸 사람·문제·가설 3줄로 5가지 버전 만들어줘. 코드는 아직 짜지 마” 시켜서 골라도 되고요.
만드는 건 싸졌지, 쉬운 게 아니에요
여기서 두 번 속기 쉬워요.
첫째, “주말에 뚝딱 만들었어요” 하는 영상들이요. 그거 대부분 데모예요. 화면 좌르륵 돌아가는 시연이랑, 남이 매일 들어와서 에러 없이 쓰는 건 천지차이거든요. 로그인 풀리고, 모바일에서 깨지고, 결제 누르면 멈추고 — 진짜 ‘돌아가는’ 데까지는 시연보다 한참 더 걸려요. AI가 짜준 코드도 그대로 굴러가는 게 아니라, 틀린 데 고치고 또 고치는 시간이 붙고요.
둘째, 더 무서운 건 끝이 안 난다는 거예요. AI한테 시키면 만드는 게 빠르니까 자꾸 “이것도 되네?” 하고 붙여요. 로그인 붙이고, 알림 붙이고, 설정 화면 붙이고요. 이렇게 범위가 슬금슬금 부푸는 걸 ‘스코프 크리프’라고 해요. 옛날엔 만들기가 힘들어서 자연히 멈췄는데, 지금은 너무 쉬워서 안 멈춰요. 그래서 영영 출시를 못 하고요.
그러니까 MVP의 진짜 기술은 코딩이 아니라 범위 산정이에요. MVP는 ‘Minimum Viable Product’, 고객 반응을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버전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어려운 단어는 ‘되는(Viable)’이 아니라 ‘최소(Minimum)’예요. 어디까지가 최소냐, 뭘 빼도 되냐를 정하는 거요.
MVP를 정하는 기준은 하나

이번 가설을 확인하는 데 꼭 필요한가? 영어 1문장 서비스라면 ‘오늘 문장 하나 보여주고 다시 오는지’만 확인하면 돼요. 그럼 로그인도, 레벨도, 결제도 다 빼요. 없으면 가설을 못 보는 것만 남기는 거예요. 만들 때도 “지금은 첫 화면만, 다른 건 건드리지 마” 하고 한 칸씩 시키고요.
이렇게 자르면 진짜 주말에 가까워져요. 못 자르면 두 달이 가도 출시를 못 하고요. 차이는 코딩 실력이 아니라 ‘여기서 그만’을 정하는 판단에서 나요.
만들었는데 왜 아무도 안쓸까?
그래도 더 큰 벽은 ‘보이게 하는 것’이에요. 자,범위를 잘 잘라서 내보냈다고 쳐요. 여기가 이 글 제목의 그 질문이에요. AI로 만들었는데 왜 아무도 안 쓸까. 만들어 두면 알아서 사람이 올 것 같죠. 안 와요. 내놓고 며칠을 봐도 조회수 몇십, 좋아요 두세 개에서 끝나는 게 보통이에요. ‘시장 반응’이 아니라 ‘무반응’이요. 그리고 무반응은 읽을 게 없어요. 사람들이 별로라고 한 게 아니라, 아예 본 적이 없는 거니까요.
그래서 반응을 ‘보려면’, 반응이 일어날 자리를 내가 직접 만들어야 해요.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사람이 이미 모인 곳에 가는 거예요.
내 팔로워가 0이어도, 그 주제 사람들이 모인 데에 가면 돼요. 한국이면 스레드·X, 디스콰이엇, 카카오 오픈채팅, 네이버 카페·블로그, 유튜브·숏폼, 크몽 같은 데요. 단, 들어가자마자 “써주세요”는 바로 밀려나요. 질문에 답하고 내가 겪은 걸 나누면서 ‘유용한 사람’부터 되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만드는 중부터 공개하는 거예요. ‘빌드 인 퍼블릭’이라고 해요. 다 만들고 짠 하고 공개하는 게 아니라, 만드는 과정·배운 점·숫자를 미리 올려서 내놓는 날 봐줄 사람을 한 명이라도 만들어두는 거죠. 글재주 없어도 AI한테 초안 시키고 내 말투로 줄여서 올리면 되고요.
근데 여기서 진짜 솔직하게 말할게요. 이거 다 해도 대부분 묻혀요. 좁은 주제, 꾸준함, 거기에 운까지 맞아야 모르는 사람 하나가 겨우 반응해요. 그래서 목표를 ‘가입자 100명’ 같은 데 두면 거의 100% 좌절해요. 목표는 ‘모르는 사람 단 한 명의 진짜 반응’이에요. 댓글 하나, 끝까지 써본 사람 하나요. 대부분은 그 하나가 안 와서 접어요. 솔직히 사이드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여기서 끝나요. 원래 여기가 제일 길고 외로운 구간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이걸 혼자 말고 같이 도는 모임도 생겼어요. 클로더즈처럼, AI로 서비스를 만들어 내보내고 피드백받는 한 바퀴를 몇 주간 함께 돌리는 데요. 혼자 외롭게 버티다 접느니, 이런 데 끼어서 같이 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반응이 없으면, 제품 말고 ‘자리’를 의심해요
반응이 약하거나 없을 때 제일 흔한 실수가 제품을 더 고치는 거예요. 기능을 붙이고 디자인을 만지고요. 근데 아무도 안 본 거면 그건 제품 문제가 아니라 ‘닿지 못한’ 문제예요. 그러니 제품을 만지기 전에 이걸 먼저 의심해요. 올린 데에 내 사람이 있긴 했나? 첫 문장이 그 사람들이 쓰는 말이었나? 좁힌 대상이 맞나? 같은 글을 그대로 또 올리지 말고, 한 군데(대상·문구·채널)만 바꿔서 다시 던져요.
어쩌다 진짜 반응이 오면, 그땐 말 말고 행동을 봐요. “좋네요”는 칭찬이지 신호가 아니에요. 다시 들어왔는지, 자기 데이터를 넣어봤는지, 돈을 냈는지요. 그 행동이 하나라도 나온 사람이 있으면 거기가 불씨예요. 왜 좋아했는지 붙잡고, 비슷한 사람을 더 찾아요. 그래도 계속 아무 행동이 없으면, 제품이 아니라 가설(쓸 사람·문제)을 바꿔요. AI로 다시 만드는 게 빠른 게 그나마 위안이에요. 틀린 걸 빨리 알고 빨리 갈아탈 수 있으니까요.
정리하면
- 만들기는 싸졌지만 쉬운 건 아니에요 — ‘주말 뚝딱’은 데모 얘기. 진짜 ‘돌아가는’ 건 한참 더 걸려요.
- 진짜 난관은 범위 산정 — MVP의 어려운 글자는 ‘되는(Viable)’이 아니라 ‘최소(Minimum)’예요. AI가 빨라서 자꾸 붙는 ‘스코프 크리프’ 때문에 안 끝나거든요.
- 좁힐수록 닿아요 — 넓으면 그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도 안 보여요. 쓸 사람·문제·가설 3줄로 좁게.
- 그래도 더 큰 벽은 ‘보이게 하기’ — 내놓으면 시장 반응이 아니라 무반응이 기본이에요. 대부분 여기서 끝나고요.
- 목표는 ‘진짜 반응 하나’ — 100명 말고요. 무반응이면 제품 말고 ‘자리’(대상·문구·채널)부터 의심해요.
- 반응 오면 말 말고 행동 — 다시 옴·데이터·돈. 그게 불씨고, 없으면 가설을 바꿔요.
부트페이에서는
이 두 벽을 넘겨서 “계속 쓰고 싶다”는 사람이 하나라도 생기는 건, 솔직히 드문 일이에요. 근데 거기까지 갔다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질문이 ‘그래서 돈은 어떻게 받지’예요. 얼마를 받을지, 한국에서 카드 결제를 어떻게 붙일지는 다음 편에서 풀게요. 부트페이로 그걸 어떻게 며칠 안에 여는지도요.
일단 이번 편의 결론은 하나예요. 코딩은 AI가 해줘요. 근데 ‘뭘 빼고 어디서 멈출지’ 정하는 것, 그리고 무관심을 뚫고 단 한 명한테 가닿는 것 — 그 둘은 여전히 사람 몫이에요.
메타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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