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녀 사운드
서울 소녀 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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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보다는 꿈-카드를 줘.* 귀엽지. 파괴적이지. 이런 라인을 후기 자본주의적 리리시즘의 정수라고 할 수 있을까? 꼭 박사논문 같은 문체로. 그치만 지속 가능성? 꺼져. 엄마 카드가 있잖아. 해방? 글쎄. 안무가 더 확실하고.
Seoul Sonyo Sound. 이건 단순한 노래가 아니지. [ 을은 자본주의 아래서 여자 아이가 되는 것에 동의함 ☐ ]. 그런 이용약관. 단, 이번에는 베이스가 끝내주는 약관.
명백한 것부터 짚어볼까. 서울은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는 거. 서울은 메타포, 프리즘, 압력밥솥.
그리고 소녀sonyo—굳이 왜, 영단어 ‘girl’로 옮기지 않았을까? 너무 평범해서? 너무 명확해서? 어쩌면 로마자로 은폐된 이 두 글자—아니 다섯 글자—가 이 곡의 핵심 퍼포먼스일지도. 신비한 듯 멀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단지 상품화된 불투명성. 좀 더 깊게 생각해보고 싶어? 이해하고 싶어? 알아서 구글링해. 길을 잃어버려!
베이스는 큰별하우스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리듬 같아. 거기가 어디냐고? 알아서 구글링해, 길을······. 아무튼.
그래도 춤은 좀처럼 멈출 수 없는 것: 민망하니까. 트리플에스가 무기 삼는 건 이 불균형.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UK베이스, 엉켜버린 투스텝 리듬. 정상이 아니라고, 뭔가 고장난 것 같다고? 그러나 우리의 기대는 언제부터? 이건 불량품이 아니라, 우리가 원해왔던 것들이 사실 얼마나 비틀려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스피커야. 트라우마를 20% 할인해서 파는 팝업 스토어의 사운드 버전. ‘걸그룹’이라는 정체성을 기계적으로 소비하면서도, 정확히 그 기계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무서운 충실함. 단순하게, “우리 콘셉트는 자아실현!” 그런 류의 기획성 자기긍정이 아니라. 니 얼굴이 짤방이 되어 다시 너에게 팔리기를 기다리는 순간들에 대한 노래. ‘사랑’이 적립식 로열티 프로그램이 되어버린 세상에 대한 발라드. 우리의 여성성이 음파를 타면서 납작해지고, 플라스틱에 눌러 담기고, 그걸 알고리즘이 축복해준 모든 순간들을 떠올려 보자는 얘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긴 어떤 ‘거부의 숭고함’이 있달까? 소비의 스펙터클을 코드스위칭의 연극으로 바꾸고, 어떤 제품의 시연회이자, 탈의실의 반란이자, 당신이 오래전에 잊어버린 자아가 늦은 밤 보낸 페이스타임, 뭐 그런 거. 여기저기서 섹시하게 들리려고 애쓰는 자본주의의 소리들이 있다면, 그 앞에서 비웃으며 투스텝을 밟는 소녀, 그 미간, 그 인중. 그 파열에 대한 소리. [ 을은 자본주의 아래서 여자 아이가 되는 것에 동의함 ☑ ]. 흑백 프린트 된 단가 50원의 싸구려 종이 위로 체크의 꼬리가 끌리며 나는. 그런 소리.
메타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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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7-21 13:5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