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 이코노미를 위한 인프라, 누가 선점할 것인가
단순 자동화를 넘어 자율적 경제 주체로
머신 이코노미를 위한 인프라, 누가 선점할 것인가

본 리서치는 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이 리서치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Key Takeaways
- 전 세계적으로 로봇 산업의 가속화는 시작되었으며, 각국은 정책과 국제 정세를 반영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로봇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 그러나 로봇이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기존 금융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다.
- 그 대안으로 탈중앙화 인프라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로봇과 AI가 경제 활동의 주체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인프라다.
- 그 중에서도 peaq는 머신 이코노미 전용 체인으로서 여러 제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하였고, UAE에 세계 최초로 머신 이코노미 자유 구역을 설립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 향후 로보틱스 산업에서의 경쟁력은 단순한 내러티브가 아닌 실제로 얼마나 구현했느냐에 달려 있으며, 인프라와 표준을 선점하고 기술력을 증명한 프로젝트만이 생존하게 될 것이다.
목차
- 로봇산업의 가속화 1.1 트럼프 2.0과 리쇼어링 1.2 빅테크의 전장 이동
- 로봇에겐 지갑이 없다 2.1 AI의 진화 2.2 레거시 금융의 장벽
-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 3.1 탈중앙화 인프라의 필요성 3.2 범용 체인 vs 전용 체인 3.3 머신 이코노미의 실현
- 에이전틱 이코노미 4.1 소통과 권한의 표준 : A2A와 AP2 4.2 결제의 표준 : 가치 이동을 위한 x402 4.3 신원과 평판 그리고 통신의 표준 : ERC-8004와 ERC-8128 4.4 프라이버시의 표준 : ZKP와 TEE 그리고 ERC-5564
- 제조업과 블록체인의 융합 5.1 제조 기업과 국가의 실리적 접근 5.2 마스터 어그리게이터
- 마치며 : 인프라 표준을 점유하라
1. 로봇산업의 가속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물류로봇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도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를 전격 공개하며 2028년까지 아틀라스 3만 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미국 내 로봇 생산 거점을 마련하여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이에 시장과 투자자들은 아틀라스가 가져올 생산성 혁신에 기대하며 환호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그러나 혁신의 기대감 뒤편에서 격렬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1월 현대차 노조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 현장 투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과연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약탈하는 존재일까.
로봇의 투입은 인간의 일자리를 약탈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 감독관이나 유지보수 전문가로 전환하여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한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위험하고 반복적인 육체 노동에서 벗어나 로봇 시스템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역할로 이동하게 되면 노동자의 안전은 확보하고 노동 생산성은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흐름이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변화라는 점이다. 이미 전 세계 주요국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로봇 산업 가속화에 사활을 걸었다. 일본은 액추에이터와 센서, 제어 시스템 같은 핵심 부품 기술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으며, 미국과 중국은 완성품 양산과 실전 배치를 앞당기며 응용 분야 확대에 나서고 있다.
1.1 트럼프 2.0과 리쇼어링
로봇 산업의 가속화는 국제 정세 및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2025년 1월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이민 단속”과 “미국 내 제조업 회귀”의 동시 추진을 위한 행정명령들을 쏟아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인터뷰와 연설에서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훔쳤고 주택 시장을 압도했다”고 비판하며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미국 신규 유입 이민자의 규모 변화와 고용 현황 추이
이민연구센터(CIS)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불법 이민자는 약 1,54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약 1,080만 명이 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체 노동자의 6.7%를 차지하는 규모다. 그렇기에 이러한 정책 조합은 구조적 딜레마가 존재한다.
현재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고 있어, 이들을 추방할 경우 심각한 노동력 공백과 인건비 상승을 맞이할 것이다. 결국 사라진 이민자의 빈자리를 채우고, ‘인건비 상승 없는 제조업 부흥’이라는 난제를 풀기 위한 로봇의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결국 지난 12월 트럼프 행정부는 로봇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행정명령 초안 검토에 착수했다. 하워드 루트닉 상무부 장관은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 내 공장들이 기계와 로봇들로 채워질 것”이라고 공언하였으며, 교통부는 로봇공학 실무 그룹 출범을 준비하는 등 행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산업용 로봇 재고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은 중국과의 로봇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음을 절실히 보여준다. 국제로봇연맹 IFR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산업용 로봇 재고는 200만 대를 돌파해 전 세계 물량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으나 미국의 재고는 약 40만 대에 그쳐 양국의 격차는 무려 5배에 달한다.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 위해선 천문학적인 자본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CB Insights는 2025년 로보틱스 분야 투자액을 작년의 두배인 3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골드만삭스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3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정책적 지원과 자본이 결합된 로봇 산업 사이클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했다.
1.2 빅테크의 전장 이동
2025년이 ChatGPT, Grok, Gemini를 필두로 한 생성형 AI의 시대였다면, 2026년에는 인공 지능이 물리적 실체를 갖는 피지컬 AI의 시대가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 전쟁에서 패권을 잡은 빅테크들은 이제 AI 두뇌를 탑재할 신체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테슬라는 2021년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얼마전에는 옵티머스를 자사 공장에 투입하여 부품 분류와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는 2025년 11월 주주총회에서 현재 운영 중인 프리몬트 공장의 파일럿 생산라인 현황을 공개했으며, 단기 목표로는 연 100만 대 규모의 생산라인 구축, 장기 목표로는 1000만 대 규모의 생산라인 구축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반면 구글은 하드웨어 파트너십 전략을 택했다. 자동차 공장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를 개발 중인 앱트로닉과 손을 잡았다. 이는 구글 딥마인드의 소프트웨어와 앱트로닉의 하드웨어 기술을 결합하여, 산업 현장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범용 휴머노이드를 제작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의 설치 대수는 약 1만 6천대가 증가하였고, 데이터 수집 및 연구 목적을 넘어 물류, 제조, 자동차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상업적인 채택이 본격화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브렌던 슐만 부사장은 “이제 첨단 로봇 기술이 제조를 넘어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등 미국 사회 전반의 필수 요소”라고 진단하며, 로봇산업이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 전략 자산임을 선언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로봇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시도에 대응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대규모의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선전시 지하철에 등장한 배송로봇
이러한 미국의 우려는 중국 선전에선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선전은 단순히 로봇을 보유한 도시를 넘어 세계 최초로 지하철 역사 내에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경제 활동에 투입했다. 이 지하철 배송 로봇은 AI 기반 알고리즘과 LiDAR 센서 등이 탑재되어 있어 최적의 배송 경로를 자체적으로 설정하고 움직여 물품을 배송한다.
2. 로봇에겐 지갑이 없다
선전의 사례가 증명하듯이 로봇과 자율 시스템은 실현되고 있으나 로봇의 도입이 확산될수록 명확한 한계점도 드러난다.
로봇은 스스로 판단하여 업무를 수행하지만 그 대가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수익을 정산하는 경제적 행위에서는 전적으로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로봇은 은행 계좌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려면 신분증이 필요한데 로봇은 신분증이 없어 KYC가 불가능하다. 또한 로봇이 결제 과정에서 오류를 일으키거나 계약을 위반했을 경우, 법적으로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한 책임 소재도 모호하다.
즉 로봇이 운영 단위가 되는 순간, 지갑이 없는 운영 단위라는 모순이 생긴다. 결국 선전은 로봇 기술의 미래인 동시에 로봇을 전제로 설계되지 않은 금융 인프라가 한계에 부딪히는 사례를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로봇의 수가 소규모일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백만 대의 로봇이 배치될 미래에, 모든 로봇의 경제 활동에 인간의 승인과 계좌에 연동하는 시스템은 지속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각 로봇이 지갑을 소유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머신 이코노미가 실현되기 위해선 인프라의 개선과 변화가 필요하다.
2.1 AI의 진화
로봇에게 지갑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물리적인 결제가 필요해서가 아니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또한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주체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답을 알려주는 지능형 백과사전이었다면, 현재는 사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처리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로 진화 중이며, 미래에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할 것이다.

최근 JPMorgan Chase은 기존의 상담 센터와 챗봇이 가지는 한계(높은 비용, 긴 대기시간, 사후 대응)를 극복하기 위해 의사결정과 맥락 파악이 가능한 에이전틱 AI를 도입했다.
이 AI는 고객이 묻기 전에 잔고 부족을 경고하거나 맞춤형 저축 전략을 제안하는 등 선제적 금융 비서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복잡한 대출 심사나 의심 거래 소명과 같은 고난이도 업무를 맥락 기반으로 처리하여 상담 대기 시간을 40% 이상 단축시키는 성과를 보였다. JPMorgan Chase의 사례는 에이전틱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의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는 행동의 자율성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토록 고도화된 시스템조차 넘지 못한 한계가 존재한다. 바로 경제적 자율성이다. 에이전틱 AI가 최적의 투자 상품을 찾아내고 추천할 수는 있어도 독자적인 주체가 되어 계약을 체결하거나 자금을 집행할 실질적인 경제 권한은 없다.
결국 현재의 AI는 경제적 자율성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재한 상태로 머물러 있는 것이다.
2.2 레거시 금융의 장벽
AI가 경제적 주체로 활동하는 즉, 에이전틱 이코노미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전제로 설계된 레거시 금융 인프라다.
레거시 금융 인프라는 기존에 설계된 기술 구조 위에 여러 기능을 덧붙인 스파게티 통합 상태로 수십 년간 악화되어 왔고 이는 실시간 처리와 민첩성을 제한한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금융 기관은 거래 1달러당 약 5~10센트를 시스템 유지보수에 사용하고 있으며, 시스템 변경은 데이터 무결성 문제와 호환성 비용 증가 그리고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동반하기에 쉽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이러한 한계는 글로벌 결제 영역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World Bank의 Remittance Prices Worldwide 데이터에 따르면, 국제 송금은 다수의 중개은행과 수취은행을 거치는 구조로 인해 거래당 비용과 처리 시간이 높아진다고 한다. 현재의 결제 구조는 API 호출이나 연산 자원 소비처럼 런타임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AI 환경의 특성에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레거시 금융 인프라의 대안으로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의 필요성이 떠오르고 있다. 무허가(Trustless)지갑과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그리고 탈중앙화 금융(DeFi)은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직접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과 기술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
그전에 우리는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수 있다. 과연 블록체인, 즉 탈중앙화 시스템만이 머신 이코노미와 에이전틱 이코노미를 위한 유일한 해답인가?

수십억 대의 로봇과 AI가 24시간 상호작용하며 실시간으로 가치를 교환하는 미래를 가정해 보자. 이는 기존 인터넷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트래픽과 데이터 그리고 자금의 흐름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현재 IT 산업의 표준인 중앙화된 인프라가 과연 이토록 방대하고 복잡한 머신 이코노미와 에이전틱 이코노미의 요구사항을 감당할 수 있을까?
3.1 탈중앙화 인프라의 필요성
단순히 중앙화 시스템의 단일 실패 지점이나 시스템 안정성만을 근거로 탈중앙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역시 기술적인 문제로 중단된 사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필요한 진짜 이유는 중립성이다. 여기서 말하는 중립성은 개발 주체의 부재가 아니라 특정 주체가 네트워크를 통제할 수 없는 권한의 분산을 의미한다.
현재 빅테크들은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경쟁사인 구글이나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버에 핵심 데이터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까?
특정 기업이 소유한 중앙 서버는 데이터 장벽을 형성하며 제조사 간의 데이터 공유와 협업을 봉쇄한다. 결국 서로 다른 제조사의 로봇들이 유기적으로 협업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업의 이권이 개입되지 않은, 주인 없는 중립적인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3.2 범용 체인 vs 전용 체인
이처럼 중립적인 인프라로서 블록체인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단순히 돈이 오가는 통로를 제공하는 것과 로봇의 복잡한 운영 체계를 수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AI 에이전트들이 경제활동의 주체가 되는 에이전틱 이코노미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기존의 범용 체인들이 적합할 것이다. 그러나 수만 대의 로봇이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머신 이코노미의 영역으로 들어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범용 체인들은 거대한 자본과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지만 로봇에게 필요한 기기 인증이나 제어 권한 관리, 초저지연 데이터 처리와 같은 특화된 기능은 부족하다.
범용 체인이 가진 구조적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머신 전용 체인의 접근 방식을 비교해 보자.
3.2.1 블록 공간의 성격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블록 공간의 질이다. 범용 체인에서는 0.001초의 차익을 노리는 고빈도 매매 봇과 트래픽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고성능 체인이라 할지라도 특정 순간에 봇들이 몰리면 일반 트랜잭션의 실패율이 높아지거나 미세한 지연이 발생한다.
이를 교통에 비유하자면 혼잡한 퇴근길과 같다. 수많은 대중교통과 택시 그리고 자동차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방향 지시등도 없이 끼어드는 차량들과 꼬리물기를 하는 차량들은 병목 현상을 일으킨다.
머신 이코노미에서 기계의 제어 신호는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도착해야 하는 특수 화물 수송 트럭과 같다. 언제 막힐지 모르는 일반 도로 위에 중요 데이터를 태우는 것은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불필요한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다.
따라서 외부 교통 상황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달릴 수 있는 전용 차로가 인프라 레벨에서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3.2.2 비용 예측 가능성
블록 공간의 혼잡은 곧 비용의 불확실성으로 직결된다. 머신 이코노미의 핵심은 마이크로 트랜잭션(초소액 거래)이다. 인터넷 기반의 결제 표준을 탑재한 로봇이 자신의 탈중앙화 신원를 검증하고 수집한 데이터의 해시값을 체인에 기록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러한 초소액 경제에서 비용의 예측 가능성은 생존의 문제다.
그러나 범용 체인은 트래픽이 몰릴 때 거래를 먼저 처리하기 위해 수수료를 더 내야 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는 머신 이코노미에 치명적이다. 데이터 해시를 기록하고 0.001달러를 버는 로봇이 트랜잭션 쏠림 현상으로 인해 0.01달러의 가스비를 내야 한다면 트랜잭션을 일으킬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다.
즉 변동성이 큰 범용 체인 위에서는 안정적인 로봇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3.2.3 아키텍쳐의 전환
이러한 혼잡과 비용의 문제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범용 체인의 태생적 구조인 모놀리식 아키텍처의 한계다.
블록의 생성과 검증이 결합된 모놀리식 구조는 단일 레인 처리 방식을 고수하기 때문에 트래픽이 임계치를 넘으면 강력한 하드웨어를 투입해야 하는 수직적 확장에 의존해야 한다. 결국 이는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에 부딪혀 병목과 수수료 폭등을 유발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 생성 단계를 코어라는 독립적인 단위로 분리하여 수평적 확장을 구현한 체인이 있다. 바로 peaq다.
peaq는 머신 이코노미와 DePIN(탈중앙화 물리 인프라)을 위해 구축된 전용 레이어 1 블록체인이다. peaq가 설계한 엘라스틱 아키텍처에서는 블록 생성, 사전 검증, 확정이 서로 다른 컴포넌트로 나뉘어 비동기적으로 작동한다.

peaq의 엘라스틱 아키텍처
엘라스틱 아키텍처는 트래픽이 급증할 경우 물리적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조율을 통해 즉시 새로운 코어를 추가할 수 있다. 이는 마치 CPU의 직렬 처리 방식에서 GPU의 병렬 처리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과 같다. 기존 블록이 확정되는 동안에도 새로운 블록들이 병렬로 생성되고 검증되므로 수요 변화에 따라 시스템 용량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병렬 처리 환경에서는 데이터의 인과관계가 뒤섞일 위험이 존재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peaq는 Universal Machine Time을 적용했다. 이는 블록 생성 순서가 아닌 실제 물리적 시간을 기준으로 타임스탬프를 부여하는 것으로 동시다발적인 트랜잭션 속에서도 사건의 선후 관계를 명확히 정렬한다. 수십억 대의 기계가 런타임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머신 이코노미 환경에서 구조적인 유연성과 명확한 시간 순서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3.2.4 로보틱스 네이티브 인프라
아키텍처가 튼튼하다면 그 위의 개발 환경은 편리해야 한다. 범용 체인에서 로봇 서비스를 만들려면 기초 기능부터 복잡한 스마트 컨트랙트로 직접 짜야 하며, 이는 보안 취약점과 개발 지연을 야기한다.
반면, 전용 체인은 필수적인 기능들을 프리컴파일 형태로 체인 자체에 내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peaq 역시 6가지의 모듈형 머신 기능을 담은 Python 기반의 Robotics SDK를 제공함으로써 개발자는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 필요한 모듈을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된다.

peaq의 Robotics SDK
peaq SDK는 로봇 개발의 표준인 ROS 2를 완벽하게 지원하여 Unitree, TurtleBot, HiWonder 등 제조사를 불문하고 호환이 가능하다.
엔지니어는 복잡한 코딩 과정 없이 기기의 고유 신원(DID)을 생성하는 Identity, 역할과 권한을 제어하는 Access, 데이터를 경량 JSON으로 기록하는 Storage, 그리고 EVM 상에서 USDT 송금 및 잔액 조회를 지원하는 Tether WDK 등의 핵심 모듈을 즉시 호출할 수 있다. 향후 Verification 및 Time 모듈이 추가되면 더욱 익숙한 환경에서 정교한 머신 이코노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peaq의 모듈 구성은 프라이버시 보호와 데이터 무결성 확보도 가능하게 한다. peaq ID는 DID 표준을 따라 기기의 소유권과 데이터 통제권을 중앙 서버가 아닌 사용자에게 귀속시킨다. 여기에 데이터 검증 프레임워크인 peaq Verify가 결합되어 수집된 데이터의 위변조 여부까지 투명하게 입증한다.
3.3 머신 이코노미의 실현
이렇게 구축된 인프라 위에서 peaq의 머신 이코노미가 실현하고자 하는 비전은 Machine RWA 통한 로봇 산업의 접근성 확보와 진정한 자율성을 가진 경제 주체의 구현이다.
3.3.1 Machine RWA : Robo-Farm
기존의 RWA가 부동산이나 국채와 같은 전통 자산을 온체인으로 옮겨왔다면 peaq의 Machine RWA는 실물 기계에 대한 소유권을 온체인 토큰 형태로 구현하여 글로벌 금융 시장과 로봇 산업을 직접 연결한다. 과거에는 벤처 캐피탈이나 기관투자자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첨단 로봇 인프라에 이제 전 세계 누구나 토큰을 통해 투자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계 최초의 Tokenized Robo-Farm
지난 11월, 푸드테크 기업 Kanaya AI는 RWA 플랫폼 DualMint와 협력하여 홍콩의 자동화 수직 농장 ‘로보팜(Robo-Farm)’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NFT(ERC-721)를 peaq 메인넷에서 발행했다. 발행된 NFT는 완판을 기록했으며 NFT 1개는 농장에 설치된 105개의 재배 트레이 중 특정 재배 구역 (6개의 재배 트레이) 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낸다.
쉽게 말해, 건물주가 월세를 받듯 로봇 농장의 생산 설비를 소유하고 정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농작물을 관리하는 로봇들은 peaq SDK와 Universal Machine ID를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연결된다. 로봇이 경작한 채소는 지역 주민들에게 판매되고 그 수익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NFT 홀더들에게 자동으로 배당된다. 실제로 지난 12월 말 홀더들에게 첫 수익이 정산되어 로보팜 모델의 작동이 증명되었다.
3.3.2 Machine DeFi : MachineX
Machine DeFi는 Machine RWA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모든 금융 서비스와 메커니즘을 말한다. Robo-Farm의 생산 수익 정산 과정 역시 Machine DeFi가 작동하는 첫 단계로 볼 수 있다.

peaq 생태계의 탈중앙화 거래소 MachineX
peaq 위에서 구축된 MachineX는 “purpose-built for Machine DeFi” 라는 슬로건을 실현하는 AMM 기반의 탈중앙화 거래소다. MachineX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기계와 인간이 동일한 플랫폼에서 동등한 경제 주체로 거래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기존 DEX와 달리 MachineX에서는 스마트 컨트랙트와 peaq SDK로 프로그래밍된 기계가 직접 유동성 풀에서 거래하고, 자신의 운영 비용을 스스로 지불한다. 또한 거래 수수료의 1%는 인센티브 풀로 자동 라우팅 되는데 이는 신규 기계들의 온보딩 비용을 보조하거나 DePIN 프로젝트의 성장과 유동성을 지원하는데 사용된다.
현재 MachineX는 peaq 생태계 내 토큰들의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며, Stargate를 통해 ETH, USDT, USDC 등을 브릿지 할 수 있다. 향후에는 로보팜과 같은 Machine RWA 자체를 거래 대상에 포함시켜, 기계 자산의 유동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에이전틱 이코노미
로봇과 기계가 머신 이코노미의 주축이라면, AI 에이전트는 에이전틱 이코노미의 주축이다.
현재 로봇과 AI가 자율적인 경제 주체로 도약하는 데 있어 진짜 병목은 모델의 성능이나 프레임워크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가치 교환 방식이 여전히 인간 중심의 결제 구조(계정 생성, 월간 구독, 청구서 발송)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에이전트와 로봇이 아무리 자율적으로 행동한다고 하더라도 경제 활동의 최종 단계에서는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API 호출이나 리소스 임대 등과 같은 에이전트의 활동은 런타임에서 실시간으로 연속해서 발생한다. 따라서 결제는 사후 정산되는 백오피스 업무가 아니라 시스템 실행 경로의 일부로 통합되어야 한다. 결국 에이전틱 이코노미의 성패는 “자율 시스템이 끊임없이 경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표준 프로토콜이 존재하는가”에 달려 있다.
4.1 소통과 권한의 표준 : A2A와 AP2
에이전틱 이코노미란, AI 에이전트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자율적인 경제 주체로서 생산, 소비, 거래 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경제 시스템을 뜻한다. 쉽게 말해, 인간을 대신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여 스스로 결제하고 거래를 체결하는 경제 시스템이다.
에이전틱 이코노미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기계 간의 공용어, 즉 소통과 신뢰의 표준을 정립해야 한다. 수많은 AI가 협업하는 멀티 에이전트 구조에서는 사람의 통역 없이도 기계들이 직접 업무를 배분하고 협상할 규격이 필요하다. 그 규격으로 구글은 Agent-to-Agent(A2A)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A2A(Agent-to-Agent) 환경에서의 프로세스
예를 들어보자. 에이전트 P가 작업 도중 자신의 능력을 벗어난 문제를 발견하면 네트워크상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트 Q를 탐색하고 발견한다. 이후 두 에이전트는 API를 통해 작업 범위와 비용 등을 자율적으로 협상하고 에이전트 Q는 P를 대신해서 문제를 해결한다.
하지만 협상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거래가 성사되는 것은 아니다. “과연 에이전트 P가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AP2(Agent Payments Protocol)다. AP2는 사용자로부터 부여받은 ‘결제 위임장’을 에이전트 P에게 발행하여 에이전트 Q가 P의 결제 권한을 검증할 수 있도록 한다. 즉, A2A가 기계 간의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면, AP2는 그 대화 속에 신용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4.2 결제의 표준 : 가치 이동을 위한 x402
신뢰 검증이 끝났다면 이제는 가치를 주고받을 차례다. 이때의 핵심은 ‘얼마나 빠르고 간결한가’이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Cloudflare와 Coinbase는 x402를 공동 개발했다.이 표준은 HTTP 상태 코드 “402 Payment Required”를 활용하여 블록체인 결제를 지원하는 오픈 표준으로 API 호출과 결제를 동일한 레이어에서 처리하도록 설계되었다.
x402의 목표는 기존의 인간 중심으로 설계된 결제 시스템을 허무는 것이다.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에이전트들은 단순한 프로토콜로 거래를 마친다. 에이전트 Q가 “부탁한 문제를 해결해 줬으니 돈을 내라”는 요청을 보내면 에이전트 P는 AP2에서 위임받은 권한으로 생성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증명’을 헤더에 실어 응답한다. 이 과정은 별도의 결제창 없이 코드 레벨에서 즉시 처리되며 검증과 동시에 리소스 제공과 정산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결제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인터넷상에서는 에이전트가 코드를 직접 제어하고 실시간으로 정산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블 머니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Coinbase가 x402 개발에 직접 참여했기에 시스템에 가장 최적화된 스테이블코인은 USDC일 것이며 향후 에이전틱 이코노미의 핵심 결제 수단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4.3 신원과 평판 그리고 통신의 표준 : ERC-8004와 ERC-8128
결제 시스템까지 갖춰졌다고 해서 경제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익명의 에이전트들이 모인 네트워크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신뢰다. 에이전트 P가 송금했는데 에이전트 Q가 작업을 이행하지 않거나 통신 과정에서 제3자가 데이터를 가로채 조작할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에이전틱 이코노미의 신뢰를 위해 ERC-8004와 ERC-8128은 필수적이다.

에이전틱 이코노미를 완성하는 기술적 프로세스
ERC-8004는 ERC-721이라는 NFT 표준을 활용하여 각각의 AI 에이전트에게 고유한 NFT를 발급한다. 이는 에이전트의 위변조 불가능한 디지털 신분증 역할을 하며 온체인상에서 해당 에이전트의 속성과 평판 데이터를 식별하는 기준이 된다.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중개자 없이도 특정 에이전트의 신원과 과거 활동 이력을 즉각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된다.
ERC-8128은 기존 API 키 방식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는 무상태(Stateless) 인증 표준이다. 이 표준을 사용하면 에이전트는 개별 서비스의 API키와 프라이빗 키를 관리할 필요가 없고, 자신의 지갑으로 HTTP 요청에 직접 디지털 서명을 부여해 신원을 증명한다. 서버는 유저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조회할 필요 없이 서명을 수학적으로 검증하기만 하면 되므로 에이전트는 지갑 하나만으로 전 세계 서버와 즉각적이고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인증 체계를 갖추게 된다.
다시 에이전트 P와 Q의 예시로 돌아가 보자. 에이전트 P는 Q에게 작업을 맡기기 전에 ERC-8004 레지스트리를 조회해 Q의 온체인 신분증과 평판을 확인한다. “성공률 99%, 악성 행위 이력 없음”이라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1차적 신뢰가 형성되면 실제 통신 단계에서 P는 Q가 전송한 ERC-8128 기반의 디지털 서명을 수학적으로 검증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현재 통신 중인 주체가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실제 Q임을 실시간으로 확인되면 P는 안심하고 x402 표준에 따라 결제를 진행한다.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P는 Q의 NFT에 새로운 평판 점수를 부여하며, 이 내역은 블록체인에 영구 기록되어 네트워크 전체의 신뢰 자산이 된다.
결국 ERC-8004와 ERC-8128의 결합은 기계에게 디지털 신분증과 실시간 인증 수단을 동시에 부여함으로써 서로 모르는 기계들이 중개자 없이도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진정한 무신뢰(Trustless) 환경을 완성한다.
4.4 프라이버시의 표준 : ZKP와 TEE 그리고 ERC-5564
블록체인의 투명성은 에이전트 간의 상호작용에서 민감 데이터가 온체인에 노출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지식 증명(ZKP)과 신뢰 실행 환경(TEE)이 주목받고 있다. ZKP는 정보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진위만을 수학적으로 검증하는 규격이며 TEE는 하드웨어 수준에서 격리된 보안 영역에서 연산을 수행하여 데이터의 유출을 차단하는 실행 표준이다.
에이전트 P가 Q의 레지스트리를 조회할 때, Q는 ZKP를 활용하여 자신의 과거 거래 기록을 일일이 공개하지 않고도 믿을 만한 에이전트라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입증한다. 이후 실제 작업 단계에서 P는 자신의 재산 상태를 숨긴 채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있다는 것만 증명하며 요청을 보내고 전송된 데이터는 Q의 시스템 안에서도 금고 역할을 하는 TEE에서만 다뤄진다.
연산 후 결제 단계에서는 ERC-5564를 통해 온체인 전송의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ERC-5564는 일회성 주소를 생성해 거래 당사자 간의 온체인 연결성을 차단하며 x402와 결합하여 거래 사실만 기록하고 구체적 금액과 상대방은 은닉한다.
결국 소통(A2A), 결제(x402), 신원(ERC-8004,ERC-8128), 프라이버시(ZKP/TEE/ERC-5564)의 결합은 에이전틱 이코노미가 단순한 기술 개념을 넘어 실질적인 자율 경제 시스템으로 기능하게 하는 핵심 표준이 된다.
5. 제조업과 블록체인의 융합
냉정하게 말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기존 제조 기업들이 보유한 제조 기술력을 뛰어넘기 어렵다. 따라서 이들이 집중해야 할 영역은 물리적인 실체(로봇)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아우르는 표준과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5.1 제조 기업과 국가의 실리적 접근
이미 산업계의 블록체인 도입은 개별 기업의 시도를 넘어 국가적 표준화 및 규제 혁신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유럽 모빌리티 표준화 (VDA 및 Gaia-X)
독일의 자동차산업협회(VDA)가 직면했던 가장 큰 문제는 전기차 시장의 파편화였다. 제조사마다 제각각인 충전 및 결제 시스템은 효율성을 저해했고 VDA는 이를 해결할 제조사 독립적인 개방형 표준을 원했다.
결국 VDA는 peaq를 정식 회원사로 받아들여 시스템 혁신을 시도했고, peaq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ISO 표준인 Plug&Charge를 블록체인으로 확장하여 충전소 인프라 확장과 정산 비용 절감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peaq의 Gaia-X 4 Future Mobility moveID project 참여
peaq는 기술적인 역량을 인정받아 EU 주도의 데이터 인프라 프로젝트인 Gaia-X의 moveID 컨소시엄에도 합류했다. 글로벌 제조 기업들과 협력하여 peaq 솔루션을 전기차에 통합했으며 자율주행 차량이 충전 및 주차 인프라를 스스로 식별하고 디지털 지갑으로 P2P 결제까지 완결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실증 모델을 IAA Mobility 2023에서 시연했다.
규제 혁신과 머신 이코노미 자유 구역
이러한 성과는 기업 단위를 넘어 국가 차원의 규제 혁신으로 확장되었다. 2025년 10월, peaq는 Pulsar Group과 협력하여 UAE에 세계 최초의 머신 이코노미 자유 구역(Machine Economy Free Zone)을 설립했다.

머신 이코노미 자유 구역 설립
이 구역은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청(VARA)과의 MOU 체결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증을 받은 구역이며 규제부터 인프라 그리고 투자까지 통합된 전용 샌드박스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확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peaq는 독일 제조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적 성숙도를 입증했고, UAE 정부와의 MOU를 통해 제도적 신뢰성까지 확보했다. 하드웨어 연결성을 위해 검증된 솔루션을 도입하고자 하는 제조 기업들에 peaq는 안전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5.2 마스터 어그리게이터
이미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수많은 DePIN, 로보틱스 프로젝트들이 존재하지만 이더리움이나 레이어 2, 솔라나 등과 같은 각기 다른 네트워크에서 전개되고 있다. 결국 유저와 빌더들에게 네트워크 선택과 파편화된 접근 과정은 엄청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고 단일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열쇠가 바로 마스터 어그리게이터 전략이다.
peaq는 멀티체인 머신 ID 기능을 통해 솔라나나 이더리움 등 타 블록체인 기반의 기기들까지 자사의 통합 ID 체계 안에서 식별되도록 확장성을 넓혔다. 즉, 서로 다른 언어와 체인을 사용하는 서비스들이라도 peaq ID라는 통용어를 통해 소통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편입될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현재 peaq 생태계에는 122개의 프로젝트와 파트너가 참여하는 글로벌 머신 이코노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peaq 생태계 현황
peaq 재단의 그랜트를 받은 프로젝트 Combinder는 EV 충전소나 태양광 패널 같은 가정용 인프라를 수익 창출형 에너지 자산으로 전환시켰으며, Teneo는 물리적 기계를 실물 수익을 거래하는 자율 에이전트로 진화시키고 있다. 이들은 각기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peaq ID와 SDK라는 표준화된 기능 레이어를 공유함으로써 강력한 결합성을 확보했다.
또한 peaq의 인큐베이션 프로젝트인 XMaquina DAO는 일반 투자자의 접근 장벽이 높은 로보틱스 관련 주식에 투자하여 창출된 수익을 토큰 홀더들에게 돌려주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개인들은 산업의 방향성을 정의하는 핵심 로보틱스 기업들에 대해 간접적인 소유권을 확보하고 산업 성장의 혜택을 스테이크홀더로서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6. 마치며: 인프라 표준을 점유하라

인프라의 필요성은 하드웨어의 보급이 임계점을 넘은 뒤에야 비로소 체감되곤 한다. 하지만 인프라를 구축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때는 이미 늦은 시점이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대중화되는 순간에는 이미 누군가가 수십억 대의 기기를 통합할 수 있는 표준을 정의해 두었을 것이며 이를 수용할 모든 소프트웨어적 준비를 마친 상태일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질 로보틱스 산업의 확장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우리가 직면해야 할 필연적인 현실이다. AI 에이전트,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순한 도구와 물체를 넘어 경제 활동의 주체로 나설 때, 이 거대한 머신 이코노미를 지탱할 공통 언어와 표준을 누가 선점하느냐가 패권의 향방을 가를 것이다.
시장의 평가 기준 또한 냉정하게 재편되고 있다. 더 이상 추상적인 내러티브와 아이디어만 내세우는 것 만으로는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수 없다. 실제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존 산업의 제조사들과 실질적인 협업을 통해 기술의 유효성을 증명 낸 프로젝트만이 그 가치를 높여갈 것이다.
로봇이 지배하게 될 미래의 인프라 표준을 향한 보이지 않는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결국 로보틱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끝까지 생존하고 주도권을 쥐는 것은 화려한 말이 아닌 실체 있는 결과물로 자신을 증명해 낸 이들이 될 것이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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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 [20] https://www.peaq.xyz/blog/scaling-the-machine-economy-high-tps-done-right [21] https://www.peaq.xyz/blog/peaqs-robotics-sdk-make-robots-web3-ready-fast [22] https://www.peaq.xyz/community/blog?category=Network+%26+Tech [23] https://x.com/peaq/status/2017277512821174559 [24] https://www.machinex.xyz/
4. 에이전틱 이코노미 [25] https://cloud.google.com/blog/products/ai-machine-learning/announcing-agents-to-payments-ap2-protocol [26] https://agentpaymentsprotocol.info/ [27] https://blog.cloudflare.com/x402/ [28] https://eips.ethereum.org/EIPS/eip-8004 [29] https://www.coindesk.com/markets/2026/01/28/ethereum-s-erc-8004-aims-to-put-identity-and-trust-behind-ai-agents [30] https://erc8128.slice.so/ [31] https://eips.ethereum.org/EIPS/eip-5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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