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 대한 이해
실직한 지 두달 반 정도 되었다. 전산 직렬 공무원을 준비한 지는 약 두달 정도 된 듯 하다. 실직후 약 2주 동안은 소프트웨어 직무에서 IT 인프라 쪽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 CCNA 시험을 준비 했었으나 곧 포기했고 이제 공무원 시험은 이번 주…
나 자신에 대한 이해
실직한 지 두달 반 정도 되었다. 전산 직렬 공무원을 준비한 지는 약 두달 정도 된 듯 하다. 실직후 약 2주 동안은 소프트웨어 직무에서 IT 인프라 쪽 직무로 전환하기 위해 CCNA 시험을 준비 했었으나 곧 포기했고 이제 공무원 시험은 이번 주 토요일이다.
CCNA는 컴퓨터 네트워킹을 다루는 엔지니어를 위한 자격증이다. 라우터나 스위치 같은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회사인 CISCO에서 주관하는 시험인데 현재 전세계에서 활용되는 네트워크 장비의 대다수가 이 회사에서 설계한 장비라는 점을 볼 때 취업의 측면에서 이 자격증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고 할 수 있겠다. 국내에도 네트워크 관리자 관련 시험이 있지만 정보처리기사처럼 대한민국 안에서만 인정받는 자격증이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약 11년간, 학업, 약 2번의 시험 그리고 3년 반 정도의 회사생활에서 실패를 겪었다. 학점은 4.5점 만점에 2점 중반이고 회계사, 금융 공기업 시험을 준비한다며 각 1년씩 소비했지만 실제로 공부를 하지 않았다. 각 시험 기간동안 절반은 게임에 미쳐있었던 것이다. 부모님은 내가 열심히 공부한 것으로 아시겠지만 사실은 아니었다. 그리고 약 2달전에 다니던 이커머스 회사에서 해고통보를 받았다. 약 1/4 정도의 인력이 해고되었는데 그중에 우리팀에서 개발자는 나 혼자 였다.
요즘 침대 위에서 짧게 그러나 자주 운다. 내 나이 또래 사람들 중에 성공한 사람 아니면 최소한 자리를 잡아가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혹은 유튜브 채널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보고 있으면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후회가 막심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으니… 내가 공무원은 그냥 붙여 준다 해도 정말 하기 싫다는 점이다. 그럼 왜 준비하고 있느냐? 그냥 안정적이어서 그렇다. 안 잘리니까. 정말 그 뿐이다.
몇 일전에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을 쐬다가 애경 플라자 앞 경의선 숲길에서 오후에 마술쇼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간이 무대 크기는 약 8평 정도에 약 30 ~ 40명 정도가 관람할 수 있는 쇼였다. 그 광경을 구성하는 사람의 구성에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 공연 스태프들은 모두 죽을 상을 하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아 물론 마술사는 활짝 웃고 있었다. 카메라맨, 무대 음향 및 기타 기구를 관리하는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약 5명 정도.
- 관객은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사람이 20명 넘게있었다. 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평일 오후 2시에 그 쇼를 보겠다고 거기에 앉는 20~30대 사람이 있는 경우도 나 자신을 제외하고는 좀 이상할 수 있겠다. 다들 일터에 있거나 공부하고 있을 테니? 하지만 정말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단 1명의 20~30대 사람을 발견할 수 없었다. 공무원 무리를 제외하고는.
- 무대 공연자와 스태프를 제외한 20명 정도가 50대 이상(솔직히 60대 이상으로 보였다.)의 관객을 제외하고는 공무원이 10명 이상이었다. 어떻게 공무원이라고 단정하느냐? 옷을 보면 안다. 딱 보기에 40대 이상 근속 10년 이상 한 사람들은 등에 Mapo라고 쓰여져 있는 패딩을 입고 있었다. 약 7명. 노란 조끼를 입은 20대 여자 무리가 있었다. 아마도 지방직 9급 합격자 이리라. (물론 내 뇌피셜이니 이 글을 보는 사람은 한 눈으로 보고 한 눈으로는 흘려 보는 것이 좋겠다.) 약 7명. 마지막으로 가슴에 “연남동장" 명찰을 달고 있는 남자 한명이 있었다. 나이는 약 40대 초반으로 보였다. 지방직 7급으로 합격해서 빨리 승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 물론 진짜 연남동장은 아닐 수도 있다! 아니긴 개뿔 ㅋㅋ 당연히 맞지.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보는 나와 약 2~3명의 아시안 외국인 무리가 뒤에 있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 광경이 너무 괴기스러웠다. 그러니까 세금으로 하는 마술쇼에 공무원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은 60대인 것이다. 심지어 그곳은 그나마 20 ~ 30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는 연남동 경의선 철길인데!
진짜로 끔찍한 것은 아직 남아있다. 바로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나의 마음이다. 내가 저기서 노란 조끼 입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그 자리에서 권총을 내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 당기고 싶었다.
이 정도 글을 쓰는데 약 30분이 넘게 걸렸고 현재 9시 45분이다. 앞으로 더 자주 글을 쓸 계획이다. 글로 내 생각을 정리하는 것 만큼 하루를 끝내는 좋은 방법은 또 없을 것 같다. 내가 보는 내 또래의 블로그 들도 다 주인장 들이 10년간 블로그를 운영했다. 그냥 나는 10년 느린거겠지.
메타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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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6-14 11:28:49